묻힌 곳에 남겨진 믿음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근처에 거주하였더라" [창세기 25:11]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세상을 떠난 자리에는 단지 죽음만이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믿음의 유산이 남았습니다. 아브라함은 막벨라 굴, 곧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한복판에 묻혔습니다. 그는 무덤이라는 자리에 자신의 신앙고백을 남겼습니다. 그 자리를 바라보는 이삭은 단지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붙들게 됩니다. 믿음은 그렇게 무덤에서도 살아 움직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도 그를 기억하시고, 이삭에게 복을 주십니다. 복은 사람에게서 시작되지 않고, 하나님께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곧 ‘살피시는 하나님’이 계셨던 그 땅에 머뭅니다. 그 자리는 과거에 상처와 고통이 있었던 땅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과 복의 자리로 바뀝니다. 사람은 떠나지만 하나님은 자리를 비우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의 삶도 언젠가는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남기고 가느냐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믿음을 남겼고, 하나님은 그 믿음을 기억하셨습니다. 말보다 삶으로, 재물보다 신앙으로, 우리는 오늘의 걸음 속에 믿음의 씨앗을 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는 그 자리에 내가 믿음을 남기고 떠나겠습니다.” 이 고백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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