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하심이 아닌 기뻐하심을 따라 사십시오
[창세기 19:17]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산으로 도망하여 멸망함을 면하라
롯은 삼촌 아브라함과의 동거 끝에 목자들의 다툼으로 인해 갈라서며, 스스로 보기에 좋은 땅-물이 넉넉하고 풍요로워 보이는 요단 들판-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땅, 소돔은 겉보기와는 달리 하나님 앞에서 큰 죄악으로 가득한 땅이었습니다(창 13:13). 하나님의 시선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한 선택은 결국 롯을 심판의 자리로 이끌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혜로 롯과 그의 가족을 구출하십니다. 그리고 천사를 통해 명확하게 지시하십니다: "산으로 도망하라. 뒤돌아보지 말라." 그러나 롯은 산까지 가기 두렵다고 말하며, 가까운 작은 성읍 소알로 도피하게 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하나님은 그의 요청을 들어주셨지만, 그것은 기뻐하심이 아닌 허락하심의 결과였습니다.
우리도 종종 이와 같이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우리의 두려움과 현실적 조건 때문에 더 작은 선택, 더 편한 길을 고릅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산까지 가지 않고, 내가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는 소알에 머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선택을 존중하시지만, 그렇게 머물게 된 장소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이 아닐 수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장면은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보아 소금기둥이 되는 사건입니다. 명확히 경고하셨지만, 그녀는 뒤돌아봅니다. 그것은 단지 구경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소돔에서 누렸던 삶과 소유, 사람들, 기쁨과 재미에 대한 미련과 집착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미련은 하나님의 구원의 걸음을 방해하며, 결과적으로 멸망에 이르게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눅 9:62). 하나님은 우리가 이미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며 뒤를 돌아보는 인생이 아니라, 앞을 향해 나아가는 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의 감정과 생각, 불안과 두려움이 자꾸만 발목을 잡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부르심은 그분이 기뻐하시는 목적지까지 가는 것입니다. 머무는 곳이 아니라, 전진하는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주님의 허락하심 안에만 머물지 않고, 주님의 기뻐하심을 향해 나아가는 결단이 되길 소망합니다. 현실의 소알에 안주하지 않고, 믿음의 산까지 올라가 하나님 나라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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