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60306 [사사기 12:1-15]
2026-03-06 06:04:30
광주제일교회
조회수   56

검은불꽃 이미지.jpeg

쉽볼렛의 칼을 내려놓으라

[사사기 12:6]
그에게 이르기를 쉽볼렛이라 발음하라 하여 에브라임 사람이 그렇게 바로 말하지 못하고 십볼렛이라 발음하면 길르앗 사람이 곧 그를 잡아서 요단 강 나루턱에서 죽였더라 그 때에 에브라임 사람의 죽은 자가 사만 이천 명이었더라

    사사기 12장은 원수와의 전쟁이 끝난 뒤, 형제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비극을 보여줍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승리 직후 입다에게 찾아와 왜 우리를 부르지 않았느냐고 항의하며, 급기야 불사르겠다는 폭력적 언어로 협박합니다. 은혜의 사건이 어느새 지분의 사건으로 변질될 때 공동체는 금이 갑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을 “하나님께 영광”으로 돌리지 못하고 “내 몫”의 문제로 바꾸는 순간, 은혜의 공동체는 계산의 공동체가 되고 관계는 쉽게 거칠어집니다.
    비극은 요단 나루턱에서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쉽볼렛 발음 하나가 생사를 가르고, 말이 표식이 되어 사람을 가르며, 공동체는 내전으로 치닫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쉽볼렛은 존재합니다. 말투와 표현, 세대와 취향, 자존심과 정당함이 보이지 않는 나루턱을 세우고, 우리는 그 경계로 서로를 재단합니다. 교회가 은혜의 문이 아니라 검문소가 될 때, 누군가는 상처 입고 떠나며 누군가는 숨을 죽이고 신앙이 위축됩니다.
    그러나 복음은 사람을 걸러내는 기준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은혜의 문입니다. 성령은 교회를 하나 되게 하시며, 우리의 입술을 내가 옳다의 언어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살리신다의 언어로 새롭게 하십니다. 사사기 12장은 묻습니다. 승리 이후에도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가? 우리의 말은 사람을 살리는가, 가르는가? 오늘 우리는 쉽볼렛의 칼을 내려놓고, 회개와 살리는 말로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를 다시 세워야 할 것입니다.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