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51119 [신 10:12-13]
2025-11-19 05:27:34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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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네게 요구하시는 것

“이스라엘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곧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의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고”[신명기 10:12]


     하나님은 우리의 삶이 흔들리고 마음이 복잡해질 때마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십니다. “네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 질문은 우리를 나무라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중심으로 이끄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부르심입니다. 금송아지 사건 후 두려움과 수치로 서 있던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먼저 책망이 아니라 ‘다시 들으라’는 회복의 초대를 주셨습니다. 실패와 부끄러움, 마음의 어둠 속에 있던 백성을 향해 하나님은 “내가 너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알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합니다. 신앙이 무거워질 때, 마음이 흐려질 때, 하나님은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 이 질문을 다시 심어 주십니다. 이것은 우리를 살리려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결코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을 경외하고, 사랑하고, 그 길을 따라 걷기를 바라십니다. 경외는 하나님 앞에서 나의 자리와 한계를 인정하는 마음이며, 사랑은 하나님을 삶의 최우선 가치로 올려놓는 중심의 방향입니다. 그리고 순종은 이 중심과 방향이 실제 삶의 걸음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열매입니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떨어진 명령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요 하나의 호흡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자신을 높일 수 없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지며,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은 결국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갑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길이 우리를 어렵게 하려는 길이 아니라 “우리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분의 명령은 우리가 살고, 온전해지고, 자유로워지도록 주신 생명의 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말씀을 품고 하루를 살아갈 때, 특별하고 거대한 무엇을 계획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 앞에서 먼저 낮아지는 것, 마음이 흔들릴 때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랑을 기억하며 하나님을 다시 선택하는 것, 작은 결정들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를 한 번 더 묻는 것, 이 작고 조용한 걸음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삶입니다. 신앙은 큰 소리로 선언하는 순간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쌓아가는 충성과 방향성이 우리를 세우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본질로 부르십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가시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삶이 우리의 일상이 되기를, 그리고 그 걸음 속에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이 은혜로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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