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히 기록한 돌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네가 그들을 가르치도록 내가 율법과 계명을 친히 기록한 돌판을 네게 주리라"[출 24:12]
하나님께서는 수많은 소음과 불안으로 가득한 산 아래의 현실에서 모세를 따로 부르시며,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손으로 친히 새기신 돌판을 주십니다. 이 돌판은 단지 율법의 조항을 적어둔 법률 문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 그리고 백성을 향한 신실하신 뜻이 구체적으로 새겨진 거룩한 약속입니다. ‘친히’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시되, 그것을 누구에게 맡기지 않으시고 직접 기록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단지 외적인 권위가 아니라, 관계의 표현이며 사랑의 언어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말씀을 ‘돌’ 위에 새기셨다는 사실은 그분의 뜻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상징합니다. 종이처럼 찢기지 않고, 물처럼 흘러내리지 않으며, 감정이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희석되지 않는, 절대적이고도 확고한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화된 기준 속에서 길을 잃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돌처럼 변하지 않기에, 그 위에 삶을 세울 수 있고, 그 말씀 안에서 우리의 존재를 견고히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시험받으실 때 “기록되었으되”라는 말씀으로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셨듯, 하나님의 말씀은 지금도 우리를 지키는 진리의 방패이자 생명의 검이 됩니다.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다시 붙들어야 할 반석은 바로 이 말씀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은 이 돌판의 말씀을 이제는 ‘우리의 마음판’에 새기기를 원하십니다. 히브리서 8장 10절과 예레미야 31장 33절은 하나님께서 새 언약을 맺으시며, 율법을 돌이 아닌 우리의 생각과 마음에 기록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말씀은 외우는 지식이 아니라, 살아내야 할 진리입니다. 예배당을 떠난 일상의 삶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선택의 갈림길에서 이 말씀이 우리의 기준이 되고 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단지 말씀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말씀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말씀 앞에 머물고, 그 말씀을 가슴에 품고, 삶으로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때 우리의 하루하루가 살아 있는 돌판이 되어, 세상 가운데 하나님을 증거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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