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로 사라진 죄, 십자가로 끝난 죄
“이 날에 너희를 위하여 속죄하여 너희를 정결하게 하리니 너희 모든 죄에서 너희가 여호와 앞에 정결하리라”[레위기 16:30]
이스라엘의 대속죄일은 온 백성이 숨죽이며 기다리는 두려움과 경외의 날이었습니다. 대제사장은 피를 들고 지성소로 들어가야 했고, 한 염소는 제물로 바쳐지고, 다른 염소는 백성의 죄를 짊어진 채 광야로 내쫓겼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룩하게 지켜도 이 모든 것은 그림자에 불과했습니다. 죄는 덮일 뿐 사라지지 않았고, 다음 해 또다시 같은 의식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 불완전한 제도를 통해,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죄를 제거할 수 없음을 알리시며 오직 장차 오실 구속자를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그림자가 가리키던 실체는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주님은 대제사장으로 오셔서 짐승의 피가 아닌 자신의 피를 단번에 흘리셨습니다. 그 피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이 허물어졌고, 영원한 속죄가 완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염소처럼 그 피로 하나님의 진노가 멈추었고, 두 번째 염소처럼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신 채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죄를 완전히 제거하셨습니다. 광야로 사라진 죄가 아니라, 십자가로 끝난 죄가 된 것입니다.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롬 8:1)는 선언이 우리 삶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속죄받은 자의 삶은 은혜의 자유와 감사와 찬양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더 이상 죄책과 두려움에 매이지 않고, 담대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예배 자리에서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며 송축하고, 가정과 일터에서는 용서받은 자답게 용서하며, 사랑받은 자답게 사랑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우리의 걸음과 선택이 산 제사가 되어, 하나님께 향기로운 찬양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죄를 광야로 보내시고 십자가에서 끝내신 주님께, 평생토록 감사와 찬양이 울려 퍼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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