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읽는 우리의 역사
[역대상 1:24-27]
셈, 아르박삿, 셀라, 에벨, 벨렉, 르우, 스룩, 나홀, 데라, 아브람 곧 아브라함은 조상들이요
역대상은 "아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합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 족보는 단순한 이름의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이 무너지고 성전이 불타며 다윗 왕조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은 "우리는 아직도 하나님의 백성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질문에 족보로 대답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날 시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역사는 예루살렘이 무너진 날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지으신 때부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아담으로 시작된 족보는 노아와 그의 아들들을 지나 온 세상의 민족들에게로 확장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민족 가운데 셈의 계보를 따라가다가 아브라함에게 도달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역사가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이루어 가시는 더 큰 역사 안에 있음을 보여 줍니다.
족보 속에는 인간의 죄와 심판도 담겨 있습니다. 아담은 범죄했고, 노아 시대에는 인간의 죄악이 가득했으며, 바벨탑 사건을 통하여 사람들은 흩어졌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죄가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담 이후 셋의 계보가 이어졌고, 홍수 속에서 노아가 보존되었으며, 민족들이 흩어진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분명했지만, 심판 속에서도 하나님의 언약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위로를 줍니다. 우리의 인생은 지금 겪고 있는 고난으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건강의 어려움, 가정의 문제, 경제적인 무게, 관계의 상처가 우리의 삶을 뒤흔들 수 있지만, 그것들이 우리 삶의 시작도 아니며 마지막 결론도 아닙니다.
성도의 삶은 하나님의 부르심과 언약 안에서 해석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부르시고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은혜가 우리의 가장 깊은 정체성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가 얼마나 완전하게 살았는가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속과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심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죄를 가볍게 여길 수 없지만, 죄 때문에 소망을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믿는 사람은 자신의 죄를 숨기지 않고 회개합니다. 자신을 정죄하며 하나님에게서 도망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붙들며 다시 말씀 앞에 섭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이 무너져 보인다 해도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의 역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아담에서 노아로, 노아에서 셈으로, 셈에서 아브라함으로, 그리고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구원의 역사를 이어 오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의 삶을 붙들고 계십니다.
지금의 고난을 인생의 마지막 문장으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자신의 실패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 크게 바라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시고, 낙심한 자를 다시 일으키시며, 무너진 자리에서도 새로운 순종을 시작하게 하십니다.
우리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 가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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