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50918 [민 1:1–4, 47–53]
2025-09-18 06:02:20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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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대로 계수할지니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회중 각 남자의 수를 그들의 종족과 조상의 가문에 따라 그 명수대로 계수할지니" [민수기 1:2]


   민수기의 시작은 광야에서의 인구조사입니다. 출애굽한 지 14개월이 지나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백성을 계수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이는 단순히 군사의 숫자를 세는 일 같지만, 하나님께는 더 깊은 뜻이 있었습니다. 백성을 숫자가 아니라 이름을 따라 부르시고 기록하심으로, 언약 안에서 분명한 정체성과 자리를 확인시켜 주신 것입니다. 무명의 무리가 아니라 하나님 마음에 새겨진 언약의 백성임을 선포하신 사건이었습니다.

   계수된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성취의 증거였습니다. 야곱의 가족 70명으로 시작한 이스라엘이 60만 장정으로 자라난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었습니다. 애굽의 종살이와 억압 속에서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게 하겠다”는 언약이 실제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숫자는 하나님 신실하심의 언어였고, 오늘 우리의 삶에도 눈물의 기도와 작은 순종의 기록들이 쌓여 하나님의 은혜를 증언합니다.

   특별히 레위 지파는 계수에서 제외되었지만, 성막을 지키고 하나님의 임재를 보호하는 사명을 맡았습니다. 눈에 띄는 군사의 수에는 들지 않았지만, 사실상 공동체 전체를 살리는 핵심적인 자리였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렇습니다. 세상은 보이는 성과와 자리를 중시하지만, 하나님은 맡기신 자리를 귀히 여기시며 그 충성을 기억하십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로 공동체를 붙드는 성도들, 묵묵히 충성하는 손길을 통해 하나님은 여전히 교회를 세우시고 세상을 지켜내십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께 계수된 자임을 기억하며, 주님이 맡기신 자리에서 충성하므로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삶을 통해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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