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검은불꽃

20250911 [레 22:17-25]
2025-09-11 06:34:15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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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없는 제물, 흠 없는 마음

"흠 있는 것은 무엇이나 너희가 드리지 말 것은 그것이 기쁘게 받으심이 되지 못할 것임이니라" [레 22:20]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물을 드릴 때 반드시 흠 없는 것으로 드리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짐승의 외형이나 상태를 가려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제물은 그저 동물이 아니라, 드리는 자의 마음과 태도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남은 것, 병든 것, 아무렇게나 드리는 것은 결국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마음이 어떤지를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값비싼 제물이나 많은 양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진실한 믿음과 정성을 보십니다. 그렇기에 흠 없는 제물은 결국 흠 없는 마음, 곧 최선과 정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우리의 내적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삶에도 깊은 울림이 됩니다. 이제 우리는 소와 양을 제단에 드리지는 않지만, 우리의 예배와 기도, 찬양과 예물, 그리고 하루하루의 삶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대충 드리는 예배를 기뻐하지 않으시고, 중심에서 우러나오는 정성과 최선을 받으십니다. 과부의 두 렙돈은 세상 눈에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였지만, 하나님은 그 속에 담긴 진실한 헌신을 가장 큰 제물로 받으십니다. 반대로 사울이 좋은 전리품을 남겨 하나님께 제사하려 할 때, 하나님은 그 중심 속의 불순종과 욕심을 보시고 거부하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겉모습이 아니라, 중심의 정직을 살피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직장에서의 작은 정직, 가정에서의 한마디 사랑의 말, 교회에서의 성실한 섬김까지도 하나님께는 향기로운 제물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흠 없는 제물을 준비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예배와 삶은 언제나 부족하고 깨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십니다. 그분의 십자가와 보혈은 우리의 흠을 덮으시고, 불완전한 제물을 향기로운 산 제사로 바꾸십니다. 베드로는 우리가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된 것이니라”(벧전 1:19)고 증언하고, 바울은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롬 12:1)고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주님, 저의 삶을 흠 없는 제물로 드립니다.” 이 고백이 말에 그치지 않고, 오늘의 선택과 내일의 걸음 속에서 드러나야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 전체가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고, 우리에게는 참된 기쁨과 평안이 되며, 세상 가운데는 변화를 일으키는 거룩한 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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